남의 일기 서른하나
-
부자가 되는 길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1. 9. 21:48
최근 몇 달간 호텔에 자주 묵었다. 성수의 회사에서 제휴 시설을 제공해 주는데, 넣어 보고 당첨되면 갈 수가 있다.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 둘의 월급으로 비싼 호텔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이다. 성수가 짤리기 전에 무조건 많이 우리는 호캉스를 찔러보았다. 부디 성수가 오랫동안 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요즘 MZ세대들의 소비 행태를 보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걸 본 적이 있다. 호캉스, 해외여행, 오마카세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목적으로 자기 월급보다 더한 지출을 하는데, 사실 그건 그냥 돈을 쓰는 것뿐이라고 한다. 진짜 경험은 고통을 끈기 있게 감내해 본 경험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세대들은 '경험한다'는 말의 의미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굉장히 공감한다. 하지만 사실 진짜로 좋은 호텔은 ..
-
이모저모 짜투리 생각 셋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1. 8. 20:40
1 말 가끔 트로트를 듣다 보면, 분명 처음 듣는 곡인데도 그다음 멜로디를 정확하게 따라 부를 때가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모든 트로트가 서로서로 표절한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곤 한다. 한편, 김성수가 하는 말 중에 코웃음을 유발하는 단어들이 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 단어를 다른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쓰고 있을 때, 이상한 것에 전염되었다는 생각에 섬뜩할 때가 있다. 그런 단어로는 에바쎄바참치, 쌉가능, 극딜 등이 있다. 더 최악의 경우도 있다. 어설프게 주워들은 상식을 다른 사람 앞에서 아는 것마냥 써먹었을 때, 뒤늦게 오류를 자각하고는 이불킥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다. 결국 내가 하는 말 중에,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말은 과연 몇 개나 될까?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배운다. 그럼..
-
-
연애 상담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1. 4. 21:25
나는 가끔 팩폭을 잘하는 편이다. 도가 지나치지 않도록 컨트롤을 하긴 하지만,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격상 그게 힘들 때가 많다. 이런 내가 유용한 경우가 있으니, 바로 연애 상담을 할 때다. 사랑하는 이와 다툼 후,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친구에게 전화를 걸면, 백이면 백 다들 친구 편을 든다고 한다. 나는 좀 다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보다는 상대방 편을 드는 때가 더 많다. 편을 든다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는 게 더 맞겠다. 의외로 냉정히 할 말을 하고 나면, 친구의 기분이 차분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잘못이 있긴 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를 써먹는다. 객관적인 판단이 듣고 싶을 때. 싸움이 일어나는 대부분의 이유는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느낌 때문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