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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문제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2. 1. 23:26
옛날에 할머니가 자주 불렀던 찬송가 중에 이런 가사가 있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나는 종교가 없지만 이 문구에는 공감한다. 사랑이 제일이라는 말. 믿음과 소망에는 행동이 없지만, 사랑에는 행동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가만히 믿고 무언갈 소망할 때는 행동이 별로 없다. 짝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좋아하기를 소망만 할 때 내가 하는 행동은 별로 없다. 하지만 사랑을 할 땐 행동이 존재한다. 애인이 추우면 옷을 벗어 주고, 비를 맞으면 우산을 씌어 준다. 나는 예뻐지기를, 일인자가 되기를, 부자가 되기를 소망하지만 소망에는 행동이 거의 없다. 반면에 일기 쓰기에는 의지가 있는데, 의지에는 행동이 따른다. 그래서 지금도 쓰고 있다. 소망과 의지의 차이는 결국 행동의 문제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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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1. 28. 13:53
최근에 성수와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는 요즘 행복하고 안정돼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데, 각자가 하고 싶을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일단 배우자와 사랑하는 감정을 나누고 있어 안정감을 느끼고, 나는 공부를 하고 있어서 안정감을 느낀다. 성수는 IT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힘들지만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이런 느낌들에 더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덧붙여 대화를 나눴다. 왠지 지금이 그런 타이밍인 것 같다고. 나는 크게 공감했다. 최근에 공부하는 게 재밌다. 그리고 지금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수는 자기 일 분야에서 꼭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로에게 공부가 필요하고 공부가 재밌는 순간이 왔다. 이 시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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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1. 25. 13:34
생각해 보면 주말 아침은 일찍 일어나진다. 그날 뭘 할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권에 달렸기 때문이다. 평일엔 나의 움직임이 회사 스케줄에 달려있다. 다른 사람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만, 주말엔 그 명령을 내리는 사람도 온전히 나다. 무얼 할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그마한 설렘이 마음속에 피어오른다. 그 설렘의 에너지로 조금 일찍 눈이 뜨이곤 한다. 평일엔 무겁기만 했던 눈두덩이도 주말엔 꽤나 가볍게 느껴진다. 어떤 일이든 일의 주체가 될 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반대로 나의 생각과 감정이 타인에게 맡겨져 있을 경우, 작은 감옥에 갇힌 듯 답답함과 불평이 쌓이게 된다. 인생에서 주체로 서 있는 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당장 떠오르는 건 연인과 사랑을 나눌 때나 미정 상태인 주말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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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해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1. 23. 18:09
한 해가 다 가고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큰 사건은 없다. 작년엔 삼재 타령을 할 정도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는데, 올해엔 바라던 것처럼 무난하게 흘러갔다. 어쩌면 큰일 없이 무탈한 하루하루가 가장 좋은 날일 수도 있겠다. 나는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어디선가 아침잠이 많은 이유에 대해 쓴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날에 대한 예측이 가능할 때 잠이 많아진다고 했다. 설레는 일 없이 똑같은 하루를 예상할 때. 생각해 보면 소풍날에는 엄마보다 빨리 일어났던 것 같기도 하다. 내년엔 꽤나 많은 일이 예정되어 있다. 올해처럼 무난한 해, 무탈한 해도 좋지만 설렘이 많은 내년도 기대가 된다. 최근의 나는 큰 고민 없이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바라던 바지만 하루하루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