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김성수에게 하소연했다.
"이렇게는 못 살겠어. 악몽 꾸다가 나는 죽겠어."
요즘은 대체로 내가 맞기 전에 계속해서 누군가를 힘주어서 때리는데,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발악하며 깨어난다.
죽거나 맞기 전에 어떻게든 나만의 루틴을 이용해 눈을 뜨긴 하는데(눈과 이마에 초인적인 힘을 주어 눈꺼풀을 들어올리려고 부단히 애를 씀) 이 모든 과정이 너무 공포스럽다.
깨고 나면 손발이 저릿저릿하다.
그러면 나는 필사적으로 쥐었다 폈다 하면서 최대한 저린 손발을 푼다.
하지만 쏟아지는 잠에 다시 악몽을 꿀 가능성이 굉장히 컸다.
나는 손발이 굉장히 차가운 편이다. 혈액순환이 문제인 것도 같았다.
프로이트는 꿈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실험을 자주 했는데,
예를 들어 이마에 잎사귀를 올리고 자면 이마를 짓누르는 듯한 악몽을 꾼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내 손발이 저려서 저런 악몽을 꾸는 건지, 악몽을 꾸어서 손발이 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또다시 악몽에 시달릴까 봐 잠을 필사적으로 달아내면서 손발을 쥐었다 폈다 한다.
나는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 굉장히 피곤할 때, 생각이 정말 많을 때, 가끔.
가위에 심하게 눌리면 눈을 떴을 때 오한이 온다. 그리고 입술을 핥으면 굉장히 쓴 맛이 난다.
한 시간 동안 따뜻한 물로 몸을 데워도 추운 게 절대 가시지 않는다.
이럴 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도 절로 든다.
마치 숙취로 끊임없이 토를 하다가 변기통을 붙잡고 하는 생각처럼.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진심인 것처럼...
나아진 점은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잠에 바로 드는 경우는 없었다. 눈을 감으면 온갖 잡다한 생각 속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성수와 잘 때는 바로 잠에 든다.
김성수는 온몸이 굉장히 따뜻한 편인데, 그래서 내 몸이 풀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나와는 달리 김성수는 신기할 정도로 바로 잠에 드는데 거의 1초 컷이다.
가끔 그게 너무 배가 아파서 새벽에 몇 번 억지로 깨우기도 한다.
나는 꿈을 굉장히 많이 꾸고, 그 꿈이 악몽인 경우가 잦으며
이것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에 간혹 내가 앞으로도 힘겨울 것이 미리 걱정되기도 한다.
진심이다. 이 많은 꿈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