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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의도남의 일기 스물아홉 2021. 6. 13. 02:45
김성수는 노란 피가 될 준비를 마쳤다.
카카오에서는 재택근무를 위한 맥북과 라이언 등의 굿즈를 보내 올 예정이라고 했다.
캐릭터에 전혀 감흥이 없는 나로서는 당근마켓에 팔 생각만 했다.
연애 8년, 그중 동거 2년.
결혼과 아이 생각이 전혀 없던 나는 오늘 김성수의 연봉과 회사 복지를 보게 되었다.
배우자에 대한 복지를 보고는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려 김성수에게 말했다.
"오빠, 혼인신고 하자."
순간 성수의 코에서는 화산이 폭발할 때의 김이 나온 듯했다.
소리가 방구소리보다 더 컸다.
"의도가 불순해서 못 해주겠다."
서로 크게 한번 웃었다. 나보고 자꾸 시꺼멓다고 했다.
사실 안정감을 많이 느꼈다.
내가 조금 지치더라도 편히 쉴 수 있겠구나, 하는 안일한 생각...
의도가 불순하다는 말에 아주 공감한다.
돈이 다가 아니더라도 돈이 안정감이 된다는 것에는 크게 공감한다.
자본의 시대.
언제부터 단순한 종잇조각이 마음의 종교가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