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동안 항생제를 먹고 있다.
나의 피부를 지키는 착한 세균과 침투하려는 나쁜 세균이 싸워서 내가 졌다.
그 세균이 침투해서 얼굴에 염증이 생겼다.
내 얼굴은 지금 온통 붉다.
병원에서 알러지가 많은 기질도 문제겠지만 면역력이 많이 저하되었다고 했다.
의사가 평소에 술 담배를 하냐고 물었다.
담배는 안 한다고 대답하고, 술은 조금 한다고 대답했다.
일주일에 얼마만큼을 먹는지 구체적으로 물어왔다.
나는 속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맥주 1캔 정도'를 답변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김성수가 "매일이요. 간혹 하루는 빼고, 맥주를 두세 캔 이상씩 마셔요"라고 대답해버렸다.
나는 속으로 '다신 이 병원은 못 오겠다'라고 생각했다.
나의 반사적인 거짓말은 엄마에게서 들은 것이었다.
얼마 전, 큰이모와 엄마는 큰 맘을 먹고 함께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 병원은 목사가 된 막내 이모부의 집사님이 의사로 계신 곳이었다.
마침 엄마에게는 위염이 있었는데, 당연히 기독교일 거라고 생각한 의사가 엄마에게 이렇게 물었다.
"술은 안 드실 거고, 그런데 위염이 좀 있으시네요?"
매일 밤 취미로 맥주를 2병씩 마시는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게요. 술도 안 마시는데 왜 생겼을까요. 스트레스가 조금 있었나 봐요"
술을 끊은 지 3주 정도가 되었다.
끊고 보니 왜 마셨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퇴근 후, 그리고 학원을 마친 후, 씻고 나면 12시가 가까운 시각
하루 동안 편하게 쉬고 놀지를 못했다는 생각에 잠시 동안이라도 즐기자는 발악이었던 셈이다.
김성수는 매일매일 버려야 했던 맥주캔들이 사라져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