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믿기겠지만 내 꿈은 공부다.
ㅍ.
꿈인 듯하다고 느낀 건 26살 즈음.
새로운 자극이 복합 요소가 되어 다각적인 시선을 만들어 주는 게 좋았다.
물론 그러려면 일단 드럽게 읽기 싫어도 읽어야 했다.
어쨌든 졸업하고 곧바로 꿈을 따라갔다.
노동은 세 시 전에 끝내고 책을 읽었다.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혼자서 해외를 갔다.
그렇게 3~4년 행복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선 하루 다섯 시간만 일하고는 살 수가 없었다.
해외여행을 한 번이라도 다녀오면 주머니가 빈털터리였다.
그래서 취업을 결정했다.
무엇보다도 여가의 범위를 늘리고 싶었다.
웬일인지 돈이 없으면 경험도 할 수 없는 세상이었다.
이왕이면 자극이 마구잡이 텍스트로 들어오는 출판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취업에 성공했고 생각보다 일이 훨씬 재밌었다.
김성수는 진심으로 내 꿈을 이루어주고 싶어 한다.
'일 안 하고 빈둥대며 공부하기'
물론 여유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작년 초 즈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주를 봤다.
내가 40대 초에 사업으로 큰 성공을 한다고 했다.
내 성향과는 너무 반대라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매번 입에 풀칠할 정도로만 어떻게든 유지해 보겠다고 말하던 나였다.
말년이 풍성하다니 김성수의 눈빛이 반짝였다.
내 꿈을 이루어주겠다던 감동 눈알은 온데간데없었다.
여전히 내 꿈이 공부인 것 같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책과 직접적인 경험을 쌓아 가는 일만큼은 재밌어서 편집 일을 계속 배워 보려고 한다.
나는 인간관계가 매우 협소한 편이고, 아마 조금 솔직한 탓인 것도 같은데,
책은 그런 만남이 더 자연스러운 공간이라 훨씬 더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