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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냄새 (20.10.29)남의 일기 스물여덟 2021. 5. 2. 11:14
내가 김성수에 비해 친구가 약 20배 많다.
셈이 되려면 김성수는 친구가 딱 1~2명이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
나름 인기도 있다.
다만, 억지로 하는 인간관계를 일절 안 하는 것뿐이다.
김성수는 술도 잘 안 마신다.
이것도 한몫 한 것 같다.
반면에 김성수는 아침마다 나에게 말하곤 한다.
"새벽에 술 마시고 온 아빠 냄새"가 난다고.
종종 내가 혼술할 때도 말한다.
"나는 여자친구한테서 아저씨 냄새가 나네."
나는 시골에서 자라 부어라 마셔라 하는 술버릇을 배웠다.
반면 김성수는 비싼 것 전혀 상관없이 적게 마시더라도 맛있는 안주에 맛있는,
혹은 색다른 술을 마시는 걸 즐긴다.
한때는(연애 초 때는) 내 술친구를 안 해줘서 중2병처럼 이렇게 말했었다.
'땀의 의리'를 넌 모른다고. 시골에서 놀아봤어야 안다고.
객기와 같은 말을 지껄였더니 김성수가 대답했다.
땀냄새 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