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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19.)남의 일기 스물일곱 2021. 4. 27. 13:37
우리 동네 롯데마트 지하 1층은 식품, 생활용품 코너이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따라 할인 문구들이 이어진다. 간격 아껴 많이도 붙여 놨다.
안 그래도 선택지가 무궁무진한 파라다이스로 정신이 쏙 빠져있는데, 광고들이 날 더 정신 놓게 한다.
생각할 틈은 없다. 새 정보 새 상품이 내리 꽂힌다.
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을 강요당하고 있는 걸까.
유튜브를 조금만 보다가도 광고, 네이버 영상 하나를 보더라도 광고, 이게 되게 짜증 난다.
네이버는 너무했다. 1분 영상을 보는데 광고를 15초나 봐야 한다.
안 그래도 스마트폰으로 내 인생이 망가지는 건 아닐까 고민해 볼 때가 많은데, 내가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이 종종 든다.
하루 중 대부분인 노동을 이겨내면 TV광고로 계약 맺은 상품들이 나머지 내 시간과 돈도 가져간다.
스트레스를 보상받기 위한 폭식, 시간 때우기 게임 후엔 한숨
TV-광고-상품
뭔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나를 심연 속에 빠뜨리는 기분은 나만 드는 걸까, 아니면 벌써 쾌감에 빠져 생각하기 싫어진 걸까.
떠오르는 책이 있다.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멋진 신세계의 '소마'가 내가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행복이라는 것과 쾌감/오락은 분명 다른 듯하다.
폭식 좀 줄이고 행복과 쾌감을 구분 지어보고 싶은데, 너무나 어려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