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뭐니 뭐니 해도 소비 사회다.
이때 소비의 대상은 물건이 아닌 구분짓기 욕망이다.
만약 내가 구찌가방을 샀다면,
이것은 담는 용도보단 이걸 산 내 능력 과시의 기회를 산 것에 더 가깝다.
브랜드 가치에 대한 선입견이 전혀 없었다면
나의 취향 상 저렇게 화려한 벌무늬가 정말 예뻐보였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예뻐보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브랜드의 역사에 매혹되었다고 말하고도 싶을 테지만
아마 내 눈에 예뻐보인다기보다는, 이 가방을 바라 볼 타인의 시선을 더 사고 싶었을 것이다.
단순히 기능을 다했다고 물건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주 약간씩 업그레이드가 되더라도 보편적인 유행에 뒤쳐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
소외되고 싶지 않고, 능력이 없어보이고 싶지 않다는 욕망
그리고 뭔가 돈이 많아보이고 싶은 구분 짓기 욕망
고급짐에 대한 처절함
제니랑 똑같은 옷만 입으면 나도 똑같은 층위의 사람이 될 것 같은데
나만의 취향을 키우기보단,
어떻게든 좀 더 고급진 이미지에 탑승해 보겠다는 열망
나도 샤넬 옷이 하나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