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언니 둘이 있다. 31세와 33세. 29세인 나는 31세인 언니와 편을 먹고, 33세와의 세대차이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서른셋에게만 해당되는 과거가 있었으니 바로 국민학교와 황소개구리 해부 수업이다. 언니는 마취가 깬 황소개구리를 마주한 조의 비명 소리가 아직도 선명하다고 했다. 초딩시절 언니는 짝꿍과 함께 고통받을 개구리를 위해 차라리 제대로 죽이고 해부할 것을 고민했다. 착함은 이어진다. 곧바로 선생님께 허락받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왜 살다 보면 그런 사람 있지 않은가. 말 더럽게 못하는 사람 나름 둘이서 윤리적인(?) 토론을 마친 후에, 남자 짝꿍이 대표로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얘 죽여도 돼요?" 이 말을 들은 선생님은 너무 화가 나서 반 모두에게 마이너스를 주었다.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니?"라고 선생님은 묻지 않았다. 대신 수업 시간 내내 혼을 냈고, 결국 해부도 못해보고 황소개구리들은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너무 화를 내니 해명도 못했다고 한다. 당시, 황소개구리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뉴스가 한참 돌았었다. 나도 언뜻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배웠었다. 그런데 외래종이 유입되어서 생태계의 교란이 왔다고는 하지만 이 외래종들은 그 먼 거리를 지 발로 올 수는 없는 처지였다. 인간이 개발한 배나 비행기를 타고 왔지. 결론은 반토막 난 뉴스 기사, 반토막 난 교과서 내용, 그리고 반토막밖에 안 되는 지혜를 가진 교사가 있었을 뿐이었다. 해부 시간에 자주 들리던 말은 어린 학생들의 "야, 이 황소개구리 생태계 파괴자래! 다 잡아먹는데! 징그러, 다 죽여버리자!"였다. 그렇다고 이 어린아이까지 반토막을 내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슬프다. 징그러움을 만든 건 어른들일 뿐이니까. 그러니까 쥐어주는 대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단순한 생각으로 인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29세 다 늙어가는 이유리야, 생각 좀 하고 살으라는 그런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