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신경을 썼던 책이 출간됐고, 바빴고, 기분이 째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서 여유 있게 피자에 혼맥 한 잔 하고 싶었으나,
사회생활은 날 가만두지 않았다.
저자가 사주는 밥을 먹기 위해 생전 처음 들어보는 호텔에서 팀장님과 셋이 뷔페를 먹기로 했다.
말만 들어도 웃기고 귀찮았다...
인쇄가 들어가고, 예약 판매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인터넷 서점에 '서지정보'를 작성해서 발송한다.
서지정보는 책 소개나 홍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막판에 나는 정신줄을 놓으면서 출판사 서평에 이런 문구를 썼다.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이것은 ○○○인가, ○○○인가!"
이미 한참 지난 유행어를... 그것도 진지하디 진지한 서지정보에.
팀장님께 보여 드렸더니 세상에 OK를 했다.
다만 "ㅋㅋㅋㅋ"를 덧붙였다.
저자에게도 보여줬다.
"좋은데요. 20대가 보고 좋으면 됩니다!"
이 말을 풀어보면, '40대인 내가 보기에는 좀 당혹스럽지만, 20대가 쓴 것이니 믿어보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요점은 당혹스럽기는 하다는 것이었고, 더 큰 문제는 나는 29세, 차라리 30대에 가깝다는 게 함정이었다.
문제는 YES24에서 서지정보를 잘못 올려줬다.
(여담인데 YES24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온라인으로만 운영되어서 그런지 진짜 일을 똥같이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만
YES24 관계자와 우리 팀장님이 자주 싸워서 관계자의 보복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물론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4군데나 잘못 들어갔다.
심지어 150*220 판형(책 사이즈)을 190*230으로 올려준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팀장님이 전화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 같아서, 내가 내일 전화해 보기로 했다.
다 괜찮은데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이것은 ○○○인가, ○○○인가!"라고
내 입으로 말하면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게 벌써부터 부끄럽고 민망하다.
다음부턴 출판사 서평을 쓸 때 팔고자 하는 욕망을 다소 죽이고 좀 더 진지하게 쓰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