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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20.05.03)남의 일기 스물여덟 2021. 4. 30. 23:08
가구는 꼭 완제품으로 사야 한다.
프레임, 테이블, 수납장, 협탁까지 지문이 다 사라졌다.
하루에 나사를 아흔 개씩 조여댔다.
좁은 집에서도 작업실은 필요해서 굳이 자리를 내었다.
그런데 오늘, 진짜로 일을 한다.
그동안 나만 급박했던 출간일을 갑자기 저자가 걱정하기 시작했다.
머리말과 표지 문구 아이디어를 보내왔다.
퇴근 후나 주말은 다 무시하는 편인데 휴무가 길어 마음이 조급하다.
아직 인터넷이 없어 외딴섬처럼 살고 있다.
나는 1.2기가를 쓰기 때문에 영상통화 하나면 데이터가 다 날아간다.
온몸에 근육통이 왔다.
설명서는 이제 꼴도 보기 싫다.
난독증이 있다고 아무리 어필해 봐도 김성수는 봐주지 않는다.
머리도 쓰기 싫고, 몸도 쓰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