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
아이는 신기해하기보다 처음엔 어리둥절해한다.
거울 속에 비친 것이 바로 자기인지는 모른다.
그런데 이건 꽤 충격적인 사건이다.
자기의 이미지를 처음 발견하게 된다.
이런 나를 바라보는 타자라는 존재도 이때 생겨난다.
문제는 이 거울 속에 비친 이미지로는 진짜 나를 다 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 인생의 분열은 시작된다.
말로도 다 담지 못하고 표현할 수도 없는
그저 타인에게 비치는 이미지의 나
설명도 안 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이 분열의 다른 버전은 인스타다.
조금 다른 의미로 분열된다.
거울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비추지 못했다면,
인스타는 거짓말하려는 나의 이미지를 다 담지 못한다.
과장해서 포장하려고 하는데, 그 욕망이 쉽게 채워지진 않는다.
그런데 성공을 했다고 해도 문제는 이 후다.
역시 이 이미지 또한 나와 조금 많이 다르다.
또 분열이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고군분투
거울이나 인스타나 나의 그대로를 담지 못하니 분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은 결핍으로 남아 또 다른 욕망으로 다시 태어난다.
결핍을 채우려는 게 욕망이다.
인정받고 싶지만 인정 투쟁은 끝이 없다.
어떨 땐 혼란 속에, 인정의 배고픔 속에 타자의 욕망만을(유행, 관습) 욕망하게 된다.
이 성공 없는 싸움 속에 나는 얼마만큼 나를 지키며 살아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