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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머리 (20.04.12)남의 일기 스물여덟 2021. 4. 30. 12:32
오늘은 쓰기도 싫다.
카페에 와서 또 원고를 봤다.
내일이 원고를 넘기는 날이다.
초교지 전에 글을 좀 정리하고 싶었다.
그렇게 맥주밤을 지새우며 문장이란 문장을 다 끊어 냈는데도,
다시 보니 소주가 땡겼다.
소주 대신 바로 앞에 보이는 미용실에 갔다.
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맨날 민지한테 가서 하니까, 카카오 예약은 처음 해 봤다.
홀연히 떠났다가 세 시간 만에 나타난 나를 보고 김성수가 말했다.
김어준 머리 한 거냐고.
머리에 폭탄을 맞았다.
머리 스타일이 뭐랄까.
줄담배를 연이어 필 것 같고, 밤낮없이 술을 마실 것 같다.
차라리 2002 안정환 머리라고 해줬다면 나았을까.
카카오에 리뷰를 꼭 달아달라고 했다.
나는 부탁은 정말 거절하지 못한다.
김어준 머리가 되었다고 남겨도 괜찮을까.
다시 앉아 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