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케이팝스타를 참 즐겨 봤다.
지금도 가끔 유튜브로 이미 질리도록 본 장면을 또 볼 때도 있다.
나에게 있어 아마 재미의 요소는 긴장감, 성장 과정, 립싱크 불가, 박진영이었다.
공기반 소리반은 가수 지망생도 아니라 잘 모르겠고, 즉흥성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저 잘하는 것보다 가능성에 점수를 주곤 했던 프로그램의 특성상 '흉내'는 탈락이었다.
본인만의 것이 한 가지라도 있어야 합격이었다.
여기서 본인만의 것이란 즉흥성이다.
순간적으로 내가 만들어 낸 요소
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형화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 말했다.
정형화된 기준을 깨려고 연주를 하기보다는
시작부터 본인이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리듬으로 출발한다.
두 번 다시 똑같이 반복될 수 없는 연주로 곡 하나가 끝이 난다.
같은 사람이 다시 한번 같은 곡을 연주한다고 해도 절대 같을 수가 없다.
재즈 리듬의 태생은 순간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재즈를 뭘 아냐, 한다면 나는 백만분의 일도 모르지만, 재미의 요소는 즉흥성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은 조금 안다.
같은 것의 반복에서 이탈된다는 것은,
공통적인 것에서 본인만의 것이 반짝한다는 것이다.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 아니라
궤도를 한 번 이탈하는 것(시에서 읽었다.)
정박이 거의 없는 재즈는 이미 재미와 흥으로 시작된다.
다만 아슬아슬하게 그(정박) 언저리를 지킬 뿐이다.
그래서 능력자가 아닐까. 이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유롭게 다른 곳으로 드나든다는 것은.
손열음의 연주에서도 손열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엿볼 수 있다.
어떻든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다는 것은
그곳으로 통과할 수 있는 본인만의 열쇠를 세공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그 사람에게 우리가 끌리는 이유는
가는 곳만 가고 있는 내가, 오늘 어쩌다
새로운 장소가 있는 곳을 우연히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