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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칼퇴 (20.03.28)남의 일기 스물여덟 2021. 4. 29. 14:54
1년 정기 칼퇴 모범자인 나는 할 일이 남았어도, 열정의 불씨가 남았어도, 사장님이 계셔도 칼퇴를 했다.
눈치 보일 때가 없었나 물어보면, 아예 없었다고는 말 못하지만 신입 때 결심했다.
하루 8시간도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라고
나는 칼퇴를 잘하는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얼른 낙인을 찍자고
다만 조건은 있는데, 일을 어느 정도는 눈치껏 해야 하고 회사 사람들과 두루 친해야 한다.
안 그랬으면 나는 이미 백번 짤리고 없었다.
지금은 6시 1분에 칼퇴를 해도 양심이 아주 털로 따끈따끈한데
하여튼 나는 일이 재미있어도 내 인생은 퇴근 후에도 시작되어야 한다는 주의였다.
그리고 아무래도 일보단 노는 게 더 재미있으니
회사에서 에너지를 다 쏟고, 실제로는 다 쏟지도 않았는데 그 에너지를 스스로 위안한답시고
폭식이나 휴대폰 게임이나 다량의 알코올로 내일을 저주 붓고 싶진 않았다.
일하는 것도 피곤한데, 저주 붓는 피곤함까지 더해 눈 깜짝할 몇십 년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그 밸런스는 내가 연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