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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 (20.03.22)남의 일기 스물여덟 2021. 4. 29. 12:25
김성수는 365일 카톡 프사도 기본형이고 SNS도 전혀 하지 않는다. 인스타, 페북, 트위터 등등
굳이 인스타를 하지 않아도 내가 아는 사람들 혹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어떻게 뭐 먹고 사나 구경은 할 수 있지만, 오빠는 그마저도 안 한다(유일하게 할 때는 단골 사장님이 인스타로 그날그날의 메뉴가 바뀐다거나, 휴무라던가 하는 공지들을 파악하는 정도).
그래서 내가 바라보는 김성수는 관음이 별로 없다. 요샌 그저 관음증 시댄데.
어떤 여가수가 대학 축제 때 가슴이 노출될 뻔했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아주 작은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이용해 남의 가슴까지 몰래 훔쳐볼 수 있게 됐다.
나만의 극장들이 생겨 이게 아주 은밀하게 가능해졌다.
물론 김성수도 아주아주 궁금할 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열혈 서핑을 시작하지만, 우리 둘 다 헛웃음을 지으며 관심 끄자고 한다.
물론 나는 뒤에서 따로 검색한다.
친하지 않아도 염탐을 하고, 몰래 훔쳐보고, 몇 년 동안 만난 적 없어도 심지어 일면식이 없어도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하고 욕을 한다.
관음하며 만들어 온 온갖 상상과 추측들로 내가 나를 채워줄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관음증의 쾌락과 아주 유사하다.
물론 sns의 긍정적인 모습 또한 크다. 그래도 부정적인 것 먼저 의심하고 보는 게 나의 성격인가 보다.
제대로 된 감정 나눔보단 추측이 무성하고(실제로 부딪칠 일도 없으니), 어떨 땐 의기소침하게 비교도 하게 되는,
클릭 한 번에 이웃이 되지만 그 이웃과 십 분 이상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인 친구가 될 수는 없는.
나는 매일 얼마만큼의 관음을 하며 살고 있을까.
말해 뭐해, 아주 많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