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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과 설악산 (20.02.09)남의 일기 스물여덟 2021. 4. 29. 11:23
내 생일 산과 바다에 왔다.
설악산 하산은 엉덩이로 해야 한다.
브레이크는, 아이젠으로 해야 한다.
나부터 아줌마 아저씨들까지 전부 쌩엉덩이로 썰매를 탔다.
등산객 발자국 따윈 없었고, 한 발만 내딛어도 미끄러지는 산 미끄럼틀만 있었다.
꼬리뼈가 사라지고, 팬티가 다 젖고, 신발 속 발은 댕댕 불었지만 하나도 춥지 않았다.
정말 신이났기 때문이다.
산을 오를 때, 바다를 볼 때, 금세 지루해지곤 했다.
너무 호흡이 짧아졌다 싶었다.
나는 지루해지면 바로 손을 놀려 순간순간 채워줄 자극을 찾았다.
이것이 온몸에 뱄다.
짧은 영상에는 정말 짧은 호흡이 들어있다.
나는 호흡이 정말 정말 많이 짧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