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고르는 아무튼, OO 시리즈>를 카톡 선물하기로 소라에게 보냈다.
짧은 메시지도 덧붙였다.
임신 전에 술과 작별해야만 할 너에게
가장 친한 친구와 헤어질 시간을 주고 싶어서
<아무튼, 술>이란 책을 선물한 적이 있지.
지금 그 어떤 말도 해 줄 수 없는 너에게
복잡한 머릿속의 무게가 매일같이 너를 누르고 있을 요즘
어떤 식으로든 환기라는 작은 바람을 날려주고 싶어 보낸다.
굉장히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은 당연히 없겠지만,
두렵고 무섭고 답답하고 참혹한 공기가 너의 밤잠을 방해할 때
그때 읽어. 아주 가볍게. 너가 고른 주제로.
잠시 다른 생각으로, 작은 숨이라도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
출간된 시리즈의 종류는 현재까지 69권으로 주제가 다양하다.
제목을 보고 옵션은 소라가 선택하겠지만,
나는 일단 <아무튼, 인기가요>를 택해서 보냈다.
소라는 고등학교 때 댄스동아리를 든 적이 있고, 매일 다양한 가요를 흥얼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답장이 왔다.
요약하자면, 늘 나에게 이런 응원의 마음을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고맙다는 말로 부족하다고. 진심으로 위로가 된다고.
나도 답장을 보냈다.
나 역시 너에게 응원 받고 도움 받고 매번 좋은 것만 받는 것 같은데, 서로에게 받은 것만 있다고 말하니까 아이러니라고, 참.
인생에는 내 편이 세 명이면 성공이라고 한다.
피를 나눈 가족을 제외하면, 나는 벌써 둘이나 찾은 셈이다. 남편과 소라.
아무튼, 정말 진심으로,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