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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할 때가 있다.
그렇게 죽 다 쓰고 읽어보면 내용이 굉장히 지루하다.
같은 말을 두 번하면 잔소리가 되듯, 눈으로 읽는 글에서도 듣기 싫은 소리가 돼버린다.
반복되는 일상 또한 지루함을 선물한다.
경험의 범위만큼 언어도 축적되는 것이라 내가 매일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
항상 똑같은 말을 내뱉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에 시는 평범한 일상도 다양하고 풍성하게 포착한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개념을 내 맘대로 요리해 사물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
무미건조한 사전적 정의 대신에 자신만의 언어로 조합해 다르게 표현해 보는 방식.
내가 매일 일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를 쓸 때 적용되는 시선들을 연습하기 위해.
비슷한 하루를 살아가더라도 어제와 다른 특별한 순간을 발견하기 위해.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나만의 언어로 표현해 보고, 그렇게 조금은 미묘한 일상 속 다양한 감정들을 맛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