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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부부란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최근에 나는 이 말에 크게 공감하는 사건이 있었다.
평소에 아끼던 유리잔이 있었는데, 실수로 떨어뜨릴 뻔한 걸 간신히 잡아냈다.
순간 심장이 덜컥했다.
그리고 스치듯, 이런 심장의 두근거림이 뇌에서 내린 지시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평소에 심장은 편안하게 숨을 쉰다.
그런데 뇌가 예측했던 것에서 크게 빗나가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심장은 덜컹이게 된다.
평소의 안정감에서 벗어나 우리의 몸이 딸국질을 하듯 탈이 나는 것이다.
이처럼 뇌는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심장이 안정적으로 뛴다. 컵이 깨질 것이란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건강한 부부의 관계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예측 가능한 사람으로서 안정감을 주는 것.
상대방의 심장이 편안함과 함께 규칙적으로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우는 것.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순간의 공포 따위는 절대로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언제나 손에 닿는 거리에 있는 시원한 물과 컵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