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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남의 일기 서른하나 2023. 12. 6. 19:50
삶을 파도에 비유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예전엔 그냥 비유 자체가 멋있게만 보였는데, 인생의 1/3을 살아 보니 왜들 그렇게 파도에 비유하는지 알 것도 같다.
인생은 그냥 잔잔한 호수일 수가 없다. 좋은 일이 있다가도 나쁜 일이 생긴다. 안정감을 느끼다가도 고통의 순간이 찾아온다. 끝없이 넘실대고 매섭게 몰아치는 파도를 타고 수영할 줄 알아야 삶을 지나올 수가 있다.
삶은 외부 환경에 따라서 나의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내 마음속의 의지만 가지고는 예상한 대로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할 수가 없는 게 인생이다. 바로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을 자연의 파도에 비유한 것은 아닐까.
인생을 운운하는 글은 지루하고도 낯간지럽지만, 그래도 매번 꺼내 볼 수밖에 없게 된다. 잘 살다가도 탁, 하고 내 인생을 크게 한번 조망해 보게 된다.
파도 같은 인생이 피곤하다가도, 너무 잔잔한 호수 같다면 지루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냥 온 몸에 힘을 빼고, 물결 따라 흘러흘러 유연하게 잘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