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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 (19.)남의 일기 스물일곱 2021. 4. 28. 19:23
모르는 새 또 기념일이 지나갔다.
김성수(29)랑 나(27)는 산을 좋아한다.
6을 곱해 보면 유치하게 2190일이니까 100일, 1000일 정도는 한 번 챙겼을 법도 한데
"매일 기념일 하고, 선물 말고 여행 가자"
이 멘트, 6년 동안 정말 정직하게 지켜주었다.
우리의 커플 아이템이란 여행 가서 더워 디지기 전에 샌들 산 거, 추워 디지기 전에 귀도리 산 거,
취향이 비슷해서 배 아파 죽겠으니까 따라 산 것뿐일 거야.
혹은
니가 사랑하는 건축가가 지었다는 호텔에서 하룻밤 새 80을 날려보거나,
어느 날 갑자기 수면에 좋다는 편백베개를 두 개나 들고 오거나,
딱딱하다고 욕해대니까 경추베개를 새로 사 오거나...
정말 깜짝 이벤트 하나 없는 매일이 기념일로 그득그득 찬 6년
알파고처럼 만나줘서 고마워.
그래서 나랑 딱 맞는 너가 참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