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난 내 일을 하고 있겠지.
뭐야... 라임 오졌잖아.
난 내 일이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
아직 배울 게 많아서 정신없고, 그래서 어려워도 결국엔 재밌다.
내가 사랑하는 분야 안에서 레벨업을 한다는 것은 꽤 지루할 틈 없는 하루를 선물해 주기도 한다.
얼마 전 망원동에 산책을 갔다가 우연히 독립서점에 들르게 됐다.
최근엔 독서의 'ㄷ'조차도 실행하지 않고 있던 참이었다.
게다가 다시 편집 초보자가 된 나는 한 분의 디자이너를 괴롭히고 있었다.
<북디자이너 사용법>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몇 권의 책을 더 샀고, 집에 와서 가장 먼저 이 책을 펼쳤다.
킥킥킥, 웃으면서 재밌게도 봤다.
디자이너(저자)가 욕하는 몇몇의 상황을 내가 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난들 그러고 싶었겠는가... 적응하기도 바쁘고 이전과는 너무 다른 분야의 책을 만들고 있었기에 그냥 능력이 없었다.
제대로 사과는 해야 했다.
초보자의 첫 경험을 함께 해 주어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레벨업 해서 일을 좀 덜어드리겠다고.
오늘은 재재재재재 수정 요청을 하면서 솔직한 마음도 함께 전했다.
"날이 추워졌으니 따뜻한 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화이팅"하라는 답장이 왔다.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이 분야의 사람들은 모두 천사 같았다.
내가 타고난 인복은 아직까지도 유효한 듯했다.
전 회사에서는 사실 어깨가 좀 올라가 있었다.
일도 빨리 익히고, 또 센스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우물 안에 있어서 몰랐던 셈이다.
우물 탈출은 나의 특기이기도 하다.
낸들 월요병 없고, 일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겠냐마는
결론은 재밌다에 레벨업의 욕망이 퇴사 욕구를 앞지를 터이니
난 내일도 내 일을 하겠지.